[칼럼] 특허권의 본질과 인류 문명의 발전
  • 등록일 : 2019/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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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특허권의 본질과 인류 문명의 발전

 ‘난쟁이와 거인들의 어깨’

(조세금융신문=황성필 변리사) 아이작 뉴턴이 1676년 경쟁관계에 있던 과학자 로버트 훅과 공로에 관한 언쟁을 벌인 편지에 아래와 같은 말이 있었다고 한다.

 

“내가 더 멀리 보아왔다면, 그것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흔히 이를 뉴턴의 문장으로 알고 있으나 사실 오래 전부터 전해온 문구라고 한다. 뉴턴의 경우 과학적 업적에 비해 학계에서 다소 편협한 성격으로 동료 학자들과 문제가 많았다고 알려져 있어 위 문장의 의미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뉴턴이 이러한 문장을 남긴 것은 본인의 업적이 코페르니쿠스, 케플러, 갈릴레이 등과 같은 선배 과학자들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음을 고백하는 내용이라고도 볼 수 있다.

 

위대한 업적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선대의 많은 선각자들의 경험, 발견과 발명 그리고 지식과 지혜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바탕이 될 때 비로소 만들어진다.

 

발명을 보호해주는 제도인 특허법상의 특허를 받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많은 시간의 연구와 노력 끝에, 기존에 없던 참신한 아이디어가 인정받을 때 비로소 특허를 받을 수 있다.

 

한편으로는 등록받은 특허가 사실상 피타고라스, 아르키메데스, 뉴턴, 아인슈타인 등 수많은 거인들의 업적을 기반으로 했다는 사실을 발명가들 스스로가 알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특허법에서 정의하는 ‘발명’이란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의 창작으로서 고도(高度)한 것을 말한다. 뉴턴과 같은 학자들이 발견한 자연법칙은 자연의 현상을 알아낸 것으로, 지식재산권(특허법)의 보호대상은 아니지만 더 큰 의미를 가진다.

 

자연법칙을 근간으로 도출된 기술적 사상만이 발명으로 인정을 받는다. 자연법칙으로 설명할 수 없는 개인의 예지력, 인간의 기예 등을 근거로 국가가 독점권을 부여한다면, 이러한 비합리적인 이론에 근거한 독점권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그 권위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자연법칙은 특허법 부여의 정당성을 만들어낸 데 큰 의미가 있다. 발명을 합리적으로 설득력 있는 존재로 만들어 준 것이다. 자연법칙을 근간으로 한 자신만의 아이디어가 독창성을 인정받았을 때 특허법상의 특허를 국가로부터 받을 수 있다. 특허권의 등록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발명가는 특허권을, 그리고 창작자는 저작권을 소유할 수 있다. 저작권은 특별한 요식행위가 필요하지 않다. 창작을 하는 순간 발생되는 권리이나, 특허권은 ‘출원신청’을 통해 등록을 받아야 발생되는 권리이다.

 

저작권의 경우에도 등록 신청을 할 수 있으나, 기존 저작물과는 다른 특유의 창작성이 있는지 판단하는 실질적인 심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등록이 거절되는 경우는 드물다.

 

특허의 경우 공지된 발명과 동일 혹은 유사 여부(신규성)를 심사하며, 공지된 발명들 혹은 이들의 조합들로부터 용이하게 창작이 가능한지 여부(진보성)를 심사하게 된다.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통해 받은 특허권이기 때문일까?

 

특허 등록을 받은 이후 해당 발명이 특허를 받았다는 사실에만 집착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안타까운 경우를 종종 목격하게 된다. 일부 발명가들이 특허가 등록된 이후 오랫 동안(등록 특허의 존속기간은 출원 후 20) 스스로의 업적에 대한 ‘주화입마(走火入魔)’와 세상에 대한 불신으로 불필요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자신의 발명 자체가 인류의 역사상 유례가 없는 대단한 것인데 사람들이 몰라준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하고, 동업자나 대기업이 빼앗아갈 것이라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제대로 된 사업화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을 현실화하기 위해, 그리고 사람들을 이해시키기 위하여 적절한 시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집착은 불필요하다. 특허는 특허일 뿐이다. 특허를 받았다고 세상이 그 기술을 알아주고, 누군가 투자를 하고, 정부가 해당 기술을 공식적으로 채택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발명, ‘거인’이라 일컫는 선대의 업적이 토대

 

논어(論語)에 “남이 나를 몰라준다고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모르는 것을 걱정하라”라는 구절이 있다. 특허는 장래에 실시 가능한 자연법칙을 이용한 발명에 대한 대략 20년간의 독점권을 의미할 뿐이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 하더라도 안정성과 현실성이 담보되지 못한, 시대를 앞서간 기술은 현실성이 요원할 뿐이다. 최근까지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무인 자동차와 관련된 기본적인 기술이 이제는 누구나 현실성이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무인 자동차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위험이 크게 이슈화하면서 당장의 상업화는 더딘 상황이다. 그리고 그것이 맞는 얘기다.

 

자연법칙을 발견한 ‘거인의 등에 올라탄 난쟁이의 발명’은 인류를 더욱 풍요롭게 해줄 수 있다. 거인의 발견과 비교할 수 없는 새로운 발명으로 난쟁이는 멋진 세상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거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과학사회학자인 머튼은 어떤 개인에게 전적으로 공을 돌린다는 발상 자체가 근본적으로 오류라고 한다. 그는 “모든 창조자는 타인에게 둘러 쌓인 시공간 안에 있고,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을 불문하고 수많은 타인으로부터 개념, 맥락, 도구, 방법, 데이터, 법칙, 원칙, 모형을 물려받는다”라고 주장했다.

 

대단한 특허를 등록받은 것은 맞을 수 있으나, 해당 특허에 대한 투자와 사업화에만 골몰하다가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는 또 다른 도전을 하는 것도 나쁜 생각은 아니다. 어차피 특허는 존속기간이 있고, 무효로 되지 않는 동안 독점배타적 권리로서의 효력이 있으니 때를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위대한 발명을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자책할 수는 있으나 크게 집착할 필요는 없다. 위대한 거인들은 언제나 친절히 우리 곁에 있어주며, 더 좋은 발명을 하도록 꾸준히 격려해 준다.

 

위대한 거인 중의 하나인 갈릴레오 갈릴레이도 재판정에서 나오면서 혼잣말로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했다. 위대한 물리학자이자 전기공학자인 니콜라 테슬라도 뉴욕의 싸구려 호텔에서 생을 마감했지만, 미국의 전기자동차 ‘테슬라’로 부활했다. 당신의 특허는 언젠가 멋지게 실현되어 인류에게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 특허는 특허공개제도에 따라 당신의 이름으로 세상에 반드시 강제적으로 공개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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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황 성 필

· 만성국제특허법률사무소 파트너 변리사
· 국제변리사연맹 한국 이사
· AI 엑셀러레이션회사 에이블러 대표
· SBS콘텐츠 허브·연세대학교 연세생활건강·와이랩(YLAB) 법률자문 및 서울대학교 NCIA 법률고문 등